영화 모래그릇 감상 후기

먼저 원작을 읽었다. 1년 전 드라마를 보기 위한 준비과정으로 사두었는데 초반부만 읽고 말았다. 드라마가 본격에서 도서 추리로 바뀌었기 때문에 범인을 그만 알아버리고 말았기 때문이다. 코드 2 <모래그릇>에는 자막이 없기 때문에(영어는 물론 일어 까지도) 소설을 읽고 영화를 보아야 이해가 될 것 같기 때문에 소설을 다시 집어 들고 말았다.
소설 원작과 영화 비교
소설을 한마디로 평하자면 '허접' 그 자체라는 것이다. 추리물에서 가장 중요한 살해 방법은 설득력 없기 그지없고 살해 동기마저도 범인의 입이 아닌 형사의 입에서 나오기 때문에 설득력이 없다. 다른 동기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결말이 오히려 찝찝하다. <인간의 증명>을 읽고 우연에 기댄 추리가 맘에 안 들어 악평을 한 적이 있는데 이 작품은 <인간의 증명>의 우연적 전개를 뛰어넘어 어처구니가 없다. 수사와 아무 관계없어 보이는 수필을 읽고 범인의 관계자를 찾아내는 형사가 어디 있단 말인가. 참으로 이상하기 그지 없는 사고 구조를 가진 형사라고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원작을 읽고 나니 기분이 무거워졌다. 6만 원여 돈을 들여 구입한 dvd인데 이거 너무 선택을 잘못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한숨이 나왔다. 원작을 능가하는 영화가 없다는 세간의 중론들이 생각 나는 바람에 눈물마저 쏟아질 듯했다. 착잡한 마음을 뒤로하고 dvd를 재생했다. 디지털 리마스터링의 힘은 위대하다고 느꼈다. 풀 한 포기 한 포기가 휘날리는 모습과 휘날리는 소리가 위대하다고 생각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1년 전쯤 보았던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와 다를 바 없는 화질이 내 눈앞에 펼쳐지니. 한국 영화 최고 걸작이라고 하는 <오발탄>의 경우는 필름 원본도 분실된 상태이기 때문에 화질이 너무나도 조악했고 대사도 제대로 들리지 않아 자막에 의존해야 했는데(거기다가 필름 원판이 외국 영화제 출품판이기 때문에 영자 막이 밑에 깔려 있어, 화면 위에 자막이 나온다. ) 30년이라는 시간이 무색하게 느껴질 정도의 화질과 음질은 원작이 아무리 나쁘더라고 이를 만회하고도 남을 것 같았다.
올해 본 최고의 영화
영화는 올해 감상한 영화 중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작의 좋은 점은 전부 취하고(사실 좋은 점이 있었나 의심스럽지만) 나쁜 점은 거의 버렸다. 특히 마지막의 교차 편집은 영화의 압권이다 범인 와가 에이료가 지휘하는 장면, 수사 장면, 와가의 어린 시절이 교차하며 영화의 주제를 한층 강조하며 감동을 한층 강조하게 된다. 다소 긴 분량의 영화이지만 대사를 몰라도 빠르게 지나가는 장면 때문에 그렇게 길 게만은 느껴지지 않는다. 줌인/줌아웃 기법으로 영화의 배경을 강조하여 보여 줌으로 아름 다운 영상이 돋보이기도 한다. 빠른 전개로 스릴러로써도 손색이 없는듯하다. 특히 이 영화가 위대한 점은 살인범이 누구인가 하는 추리보다는 왜 그렇게 될 수 없었나를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그러진 과거와 일그러질 수밖에 없는 현재를 통해 관객들에게 엄청난 감동을 선사한다. 최고의 영상과 완벽한 음악과 편집, 배우들의 열연, 원작보다 훨씬 좋은 각본으로 인해 거의 완벽한 영화가 탄생한 셈이다. 거기에 완벽한 디지털 리마스터링으로 인해 dvd의 가치를 한층 높여준다. 다만 dvd에 대해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영어 자막은 물론 일어 자막조차 없다는 점(특히나 영화는 대부분 지방에서 전개되기 때문에 방언이 주를 이룬다.) 그리고 통상판에는 수록된 서플먼트가 모두 빠졌다는 점이다. 기회가 된다면 무조건 봐야 할 영화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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